일산으로 가는 시외버스 안에서 가느다란 은색 기둥처럼 생긴 이어폰을 끼고 이 노래를 들었다.
창밖은 어둡고 불빛들이 지나가고 너는 멀미를 한다. 좌석은 뒷바퀴 위쪽이다.
학교 앞에서 버스를 탔을 것이다. 우리는 나무에서 칵테일을 마시고 말보로 멘솔을 피웠을 것이다.
황금빛 갈기를 단 고양이가 살던 나무. 비슷한 헤어스타일을 한 언니가 운영하는 바였고 2층이었는데 창문이 열려있었다.
술의 상표가 그려진 컵 받침 위에 유리컵이 놓여 있었고 재떨이가 있었다. 스피커에서는 Canon Ball 같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계단 벽에는 생명의 나무를 모방한 것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화장실은 2층까지 올라가고도 한층 더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
너는 중절모를 썼을 것이다. 카디건을 걸치고 커다란 검정 모조 가죽 배낭에 스니커를 신었을 것이다. 사이즈는 265에서 270까지. 커피빈에서 물티슈로 신발의 얼룩을 닦았을 것이다. 아직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 Yepp 브랜드의 상위버전 모델 mp3를 사용하며. 그 안에 이 노래가 담겨있었다.
시외버스는 계속 직진하다가 크게 우회전을 한다. 고양 경찰서 방향으로. 너의 멀미는 점점 더 심해져서 당장이라도 내리고 싶어 한다. 후불 교통카드도 없었고 학생증에는 늘 잔고가 없곤 했던 때 버스에서 뛰쳐내리듯이 하차하였을 것이다.
나는 버스 안에서 늘 너를 생각하였었다.
800번이라던지 7728번이라던지 심하게 우회하며 언덕을 넘어다니던 시외버스 안에서 주택들을 보고 있었고 재개발을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