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한정 없이 신발 끈을 꿰었다. 검은 부츠 네 짝. 나에게는 두 짝만이 필요했다. 이걸 신고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선 신발 끈을 전부 꿰어야 했다. 그건 주술적 목적이어서 오컬트적으로 나는 두려웠다. 끊임없이 주기도문을 외었다. 기도문이 끝까지 기억나지 않아서 마지막에는 지어내어 외었다. 끈은 뻑뻑했고 두 시간도 넘게 붙들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실수했다. 해가 지기 전에 출발할 수 있을까? 길은 오히려 안전하다. 악마 같은 신발. 어떻게 끈을 꿰어도 빈 구멍이 남았다. 그럼 난 그걸 다시 풀어서 제멋대로 움직이는 뱀 같은 끈을 구멍에 집어넣었다. 잘못된 순서는 끝도 없었다. 신발 끈을 잘못 꿸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전부 시험하는 중이었다. 한 짝이 얼추 된 것 같아도 나머지 한 짝이 남아 있었다. 네 짝 전부가 아니라 다행일 지경이었다. 노파의 예언을 들었고 삐뚤빼뚤한 끈 사이로 드러난 몇 개의 빈 구멍에 깃든 악마 정도는 그냥 감당할까 싶었다.